로마 제국의 동전에 초신성의 기록이 남겨져 있다?

1054년 7월 4일, 세계 각지에서 목격된 초신성(supernova, 별의 대폭발로 빛나는 천체)은, 인류의 관측 사상, 가장 장대한 천문 현상의 하나로 되어있다.

이 초신성(SN 1054)은 당시 아시아권, 아랍 세계에서 널리 기록되어졌는데, 653일간 밤하늘에서 반짝였다고 되어있다.

SN 1054의 구름 모양의 잔해는 현재, "게 성운"으로 남아있는데, 의아하게도 SN 1054는 서양 문화권에서는 거의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서양 하늘에서도 관측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신성에 관한 문서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이것은 전문가들에게 오랜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는데....최근 호주 서시드니대(WSU)의 연구를 통해 문서가 아닌 동전에 그 기록이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시사되었다.

동로마제국(비찬츠 제국)에서 주조된 동전에, SN 1054로 보이는 천체가 조각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현재 사독 전이며, 2022년 6월 1일자로 프리프린트 서버 "arXiv"에 공개되어 있다.

■ 초신성 폭발에 맞춰 동전 특별 주문?

이번에, 연구팀이 재발견한 것은 콘스탄티누스 9세 모노마코스 4종(Constantine IX Monomachos Class IV)으로 불리는 동전이다.

콘스탄티노스 9세 모노마코스(재위 : 1042년 ~ 1055년)는 동로마제국의 황제로, 그 통치기간 끝에 밤하늘에서 유명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던 것.

그의 치세의 동전은, 이 이전에 제1종~제3종까지 만들어 졌으며 4종은 1054년 여름부터 1055년 봄에 걸쳐 특별히 주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그 목적은 아마 밤하늘에 빛나는 SN 1054를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팀은 지적한다.

이것이 코인의 제1종~제4종이다.

 


오른쪽 아래가 제4종 동전으로, 중앙에 그려진 콘스탄티누스 9세의 초상은 같지만 황제의 얼굴 좌우에 별 같은 상징물 2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다른 3종에는, 눈에 띄는 별과 같은 상징은 하나 밖에 없다"라고 팀은 지적하고 있다.

왜 제4종만 별을 여분으로 더 그려넣었을까?

팀의 설명으로는, 한쪽 별은 아침으로 보이는 금성 "새벽의 명성"을 나타내며, 콘스탄티누스 9세의 얼굴 자체는 태양을 나타낸다는 것.

그리고 제4종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별이 초신성 SN 1054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것과 주조 연대(1054년 여름 ~ 1055년 봄)를 감안할 때 초신성 폭발에 맞춰 제4종의 동전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발견된 제4종 동전 총 36개를 조사한 결과, SN 1054로 추정되는 별의 크기가 미묘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팀은 밤하늘에 빛나는 초신성이 점차 광도를 약화시키고 있는 모습을 반영한 결과가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사소한 표시로는 동전의 별을 SN 1054로 단정지을 수 없고, 이 가설도 추측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 이것이 Sn 1054의 기록인지 아닌지는 별개로 왜 서양인들은 더 명확하게 초신성의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까?

 


■ 당시 서양에서 천문과 관련된 것은 "생명 훼손"이었다

서양은 말할 것도 없이 기독교권이다.

당시의 로마 교회는, 종교와 천문학을 밀접한 관계로서 파악해, 천공(우주)을 "완벽하고 범할 수 없는 존재"로서 절대시하고 있었고, 교회 측이 지구는 우주의 중심에서 정지하고 그 주위를 태양을 포함한 천체가 돌고 있다는 천동설을 주창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얼마 후 천동설을 신봉하는 교회에 지동설을 주장한 조르다노 브루노(1564~1600)는 유죄판결을 받아 화형에 처해졌고, 마찬가지로 지동설을 주창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도 유죄가 돼 금고형을 선고받은 것...

이처럼 천문학과 종교가 굳게 결합된 기독교권에서 천공의 변화(여기서는 초신성 폭발)를 지적하는 것은 생명에 관련된 위험한 행위였다.

그러던 중, 섣불리 초신성을 언급하며 교회의 신학적 교의에 의문을 제기하다가는 파문 또는 사죄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서양인들이 초신성의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은 이러한 사회적 상황이 배경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시사하듯 용기 있는 누군가가 세상에 유통되는 동전 속에 은근히 초신성의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