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영(0)의 탄생은?

모든 숫자는 라틴어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단 1은 아랍어에서 왔다.


그리스와 근동지방의 고대 문명과 마찬가지로 로마시대에도 0의 개념이 없었다. 십진법에서 0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공백 기간은 상당히 길었다.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숫자 가운데에 0을 집어넣어 사용했다.


예를 들어 0을 가운데 써서 34와 304를 구분했다.



그러나 우측에는 절대로 0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에는 34와 340이 똑같이 쓰였다. 그리스와 이웃나라의 지적 유산을 물려받은 인도에서 숫자 읽기가 체계화되었다. 인도인들은 바빌로니아인들처럼 더 이상 표시를 위해 0을 사용하지 않았다.


0이 숫자로서 제 기능을 하게 된 것이다. 3세기의 인도 달력을 보면 처음으로 0이 1부터 9까지의 숫자와 더불어 십진법에 사용 되었음을 알 수 있다.




9세기에 아립인들이 인도의 0의 개념과 표기법을 차용해갔고 이는 다시 11세기에 서양에 전해졌다.

프랑스 출신 교황인 실베스트르 2세가 인도 아랍의 숫자 표기법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그때 처음 0이 유럽에 유입 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후 유럽의 수학자들은 주저 없이 0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상거래에서는 레오나르도 피보나치의 활동 덕분에 이탈리아의 도매상인들이 13세기부터 0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14세기 들어 유럽의 모든 상인들이 0을 썼다.

 

참고로 신기하게도 아랍어의 '비어있는'을 뜻하는 '시프르(sifr)'는 중세 라틴어와 이탈리아어의 '시프라(cifra)'의 중개로 '시프레(chiffre)를 낳았다. 또한 시프르는 중세 라틴어인 '제피룸(zephirum)'을 낳았고 여기서 이탈리아어 '제프로(zefro)'가 나왔으며 이를 줄인것이 '제로(zero)'이다.


한편 4세기경 마야인들도 0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수학자, 천문학자, 사제들은 놀랄 만큼 정확한 태음력을 제정 했다. 중국인들은 기원전 13세기경부터 십진법을 알고 있었지만 0의 사용은 8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0을 완전형, 만물의 기원이자 만물을 포괄하는 단위로 이해했다. 이슬람인들은 0은 '신의 본질과 충만'을 상징했다. - 세상을 바꾼 최초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