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가 곤충을 "바르는 약"으로 사용해 동료를 치료한다?

야생 침팬지가 곤충을 잡아서, 자신이나 동료의 상처 부위에 바르는 행동이 처음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사실을 독일의 연구진이 7일 과학잡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동물이 다른 개체의 상처에 약을 바르는 행동이 관찰된 것은 처음으로, 침팬지에게도 인간의 동정심과 비슷한 나눔의 성질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행동은, 서아프리카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침팬지 45여 마리 무리 가운데서 반복적으로 관찰됐다.

논문을 발표한 독일 오스나브뤼크 대 연구자에 따르면, 기생충이나 질병에 대항하기 위해 식물과 비영양물을 사용하는 자가 치료 형태는 곤충,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에게서 관찰된다.

예를 들면 침팬지나 보노보 등은, 구충 효과가 있는 식물의 잎을 삼키거나 장내 기생충의 구제 성분을 포함한 쓴 잎을 씹거나 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동물이 다른 개체의 상처에 물건(이번의 경우는 곤충)을 바르는 행동이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침팬지는 곤충을 먹고 있다. 하지만, 곤충을 잡아 상처를 치료하는 데 쓸줄은 몰랐다. 이들은 아마도 자신들의 먹이가 되는 종(식물, 곤충, 원숭이, 새, 파충류)뿐 아니라, 부상에 대한 대응을 돕는 다른 동물종의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처음 발견한 것은 2019년, 어미 침팬지 수지와 아들 시아의 행동을 알게 된 자원봉사자였다. 시아는 다리를 다쳤고, 어미 인 수지가 그 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는.

"그녀가 입술 사이에 뭔가 끼워져 있고, 그걸 시아의 발 상처에 바르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날 저녁에 동영상을 확인해보니, 수지가 먼저 뭔가를 잡아 그것을 자신의 입술 사이에 끼우고, 시아의 다리 상처 부위에 바르고 있었어요:라고...

약 1주일 뒤, 성체 수컷 프레디에게도 같은 행동이 관찰되었다. 프레디는 날고 있는 곤충을 공중에서 잡고 있었다.

연구진이 이듬해 부상 징후가 있는 침팬지를 모두 촬영한 결과, 22마리가 자신의 상처에 곤충을 바르고 있는 장면을 기록했다.

 


이어 침팬지들이 서로 치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어른 수컷 인 리틀 그레이가 정강이에 깊은 상처를 입고 있었고, 그를 그루밍하던 어른 암컷 캐롤이 갑자기 손을 뻗어 곤충을 잡고, 그가 건네주자 리틀 그레이는 자신의 상처에 이것을 발랐고, 이어 캐롤과 다른 어른 침팬지 두 마리도 상처에 곤충을 발랐다는....

약 4개월 뒤, 다른 수컷의 성체가 리틀 그레이의 손가락 치료를 하고 있을 때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2019년 11월부터 2021년 2월에 걸쳐, 침팬지가 자신과 동료의 상처에 곤충을 사용하는 행동은 76회 기록되었다. 

남을 돌보는 행위는 남을 돕기 위한 긍정적인 사회행동으로, 동물에게서 관찰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연구자들은 "관찰된 행동에 배려가 따르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사회적 행동으로 분류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있다. 즉, 사회적 관심과 보살핌을 통해, 혹은 진정이나 항염증의 가능성이 있는 타액과 곤충의 혼합 성분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고 다른 동물의 행복감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