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를 살았던 거대 웜뱃 "람사이어"의 완전한 두개골 발견

지금 호주라고 불리는 대륙은, 8만 년 전 그 옛날 지금과는 많이 다른 곳이었던 것 같다고 하는데, 그 증거 중 하나가 당시 호주 대륙을 누비던 유대류들이다. 거대한 캥거루, 거대한 코알라, 거대한 웜뱃 등 그들은 어쨌든 컸다는 것.

최신 연구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거대한 웜뱃 동료 "람사이어 마그나(Ramsayia magna)"의 두개골 형상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Papers in Palaeontology(2022년 12월 12일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이 거대 웜뱃은 자이언트 비버와 현대의 바나 웜뱃를 더해 2로 나눈 듯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 디프로토돈은 사실 웜뱃의 동료가 아니다

과거 호주에 살던 대형 동물로, 아마 가장 유명한 것은 거대 유대류 디프로토돈일 것으로, 디프로토돈은 때로 자이언트 웜뱃으로 불리며 거대해진 웜뱃으로 회자되지만, 사실 진짜 웜뱃은 아니다.

디프로토돈과의 동물로 원뱃과 동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 진정한 거대 웜뱃은 그 밖에 여러 개 존재한다

반면 고대 호주에는 진정한 거대 웜뱃도 존재했는데, 그것이 몸무게 200kg이나 됐던 파스콜로누스(Phascolonus)나, 거대 웜뱃으로는 최소인 세도파스코로미스(Sedophascolomys), 그리고 가장 희귀한 람사이어 마그나(Ramsayia magna)다.

■ 람사이어의 완벽한 두개골 발견

람사이어 화석은 지금까지 치아와 턱 조각만 발견됐지만, 최근 호주 퀸즐랜드주 에트나산 동굴에서 가장 완전한 두개골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이번 연구는 이를 상세하게 분석해, 람사이어의 모습과 진화 역사를 조명한 것이다.

 


■ 람사이어의 두개골에는 현대의 웜뱃에는 없는 구멍이 있다

이에 따르면, 람사이어의 큰 해부학적 특징 중 하나는, 뒷머리에 현대의 웜뱃에는 없는 공동(동/sinus)이 있다는 점이다.

포유류의 몸은, 두개골이 들어가는 공간이나, 이를 둘러싼 뼈와는 다른 속도로 커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어떤 포유류의 몸이 크게 진화한다고 해도 그만큼 뇌도 커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람사이어의 뒤통수에 있는 공동은, 거대한 두개골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뇌를 무게를 늘리지 않고 담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공동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저작근이 붙기 위한 면적을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큰 저작근은 딱딱한 것이나, 질 나쁜 먹이를 먹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덕분에 람사이어는 두개골이 평평한 현대의 원뱃보다, 더 둥글게 머리를 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생 웜뱃의 평평한 두개골은, 지하에서 생활하기 쉽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머리가 둥근 람사이어는 구멍을 파고 땅으로 잠수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흥미롭게도, 또 다른 거대 웜뱃 파스콜로누스는 정수리가 움푹 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람사이어와 달리 파스콜로누스는 뒤통수의 공동을 발달시키지 않았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런 공동은, 멸종된 다른 거대 유대류에서는 발견되지만, 웜뱃의 동료에서는 람사이어뿐이라고 한다.

 


■ 땅딸막한 코

람사이어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유대류가 가늘고 길게 수평으로 퍼지는 코뼈를 가진 반면, 수직으로 뻗은 뼈기둥이 발달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상악골극(premaxillary spine)"이라고 하며, 살이 잘 붙은 큰 코를 지탱하기 위해 발달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이나, 정중이개나 문치가 크게 구부러져 있는 점은, 디프로토돈이나 아메리카 대륙·유라시아 대륙에서 발견된 거대 비버 화석과 많이 닮았다고 한다.

■ 거대 웜뱃의 진화 역사

또, 람사이어의 두개골을 다른 웜뱃 등과 비교한 결과, 거대 웜뱃의 진화 역사도 드러난다.

이에 따르면, 파스칼로스, 세드파스코로미스, 람사이어 등 3종은 멸종 현생을 포함한 다른 웜뱃보다 서로 가깝다고 하는데, 여기서 웜뱃의 거대화는, 그 진화에서 단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2000만 년 전, 호주 대륙은 조금씩 건조해지기 시작했고, 먹이가 되는 식물과 열매가 점점 단단해졌다.

웜뱃의 거대화는, 그러한 먹이를 먹기 위한 적응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 8만 년 전 호주 초원 서식

우라늄 계열 연대 측정법과 전자 스핀 공명 연대 측정법으로 람시아 화석 연대를 조사한 결과, 이 개체는 약 8만 년 전 록햄프턴 지역에서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람사시어가 살았던 흔적은, 더 북쪽 칠라고 지역에서도 발견되는데, 이를 통해 람사이어는 태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온대 초원이나 열대 초원에 서식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한편, 멸종한 이유는 불분명하고, 인간이 원인으로 삼는 설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결론을 내릴 만한 데이터는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