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수면제 중 하나인 스보렉산토(상품명 벨솜라)를 복용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단백질 축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이상 단백질이 플라크로 뇌에 쌓이면서 시작되고, 아밀로이드가 장기간 축적이 되면, 타우 단백질이라는 유해한 물질이 섬유가 되어 뇌세포에 얽히기 시작. 이 무렵이 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기억력 저하와 같은 인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뇌 속 노폐물은 수면 중 제거되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수면이 방해되기 때문에, 수면 부족에 빠지고, 이것이 증상 진행을 더욱 가속화시키는데, 이번 연구는 이 악순환을 끊을 방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수행되었다.
이 연구 중,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인지장애가 없는 45~65세 피험자 38명을 모집해, 수면제를 복용하고 이틀 밤 잠을 자도록 실험. 참가자들은, 불면증 치료제로 일반적인 스보렉산토 또는 플라시보 약을 복용하고, 연구실 내에서 잠을 잤다. 그리고, 연구팀은 약을 투여하기 1시간 전부터 36시간, 2시간마다 참가자의 뇌척수액을 소량씩 채취해,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자면서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 수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
측정 결과, 고용량 스보렉산토가 투여된 사람의 뇌에서는, 위약을 먹은 사람에 비해 아밀로이드 수준이 10~20% 떨어졌고, 타우 단백질 형태인 과잉 인산화 타우 단백질 수준도 10~15%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스보렉산토가 저용량인 사람에서는 이 효과를 볼 수 없었다.
1차 투여 후 24시간이 경과하자, 고용량 투여 그룹에서도 과잉 인산화 타우 단백질 수준이 상승했지만, 아밀로이드 수준은 낮은 상태. 그리고 둘째 날 저녁에 두 번째 스보렉산토를 투여했더니, 두 단백질의 수준이 다시 저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브렌던 루시 씨는 "매일 아밀로이드 수준을 낮출 수 있다면,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과잉 인산화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발병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만약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를 억제할 수 있다면, 잠재적으로는 타우 단백질의 엉킴도 줄어들어 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피험자가 38명으로 적고, 실험기간도 이틀 밤뿐이어서, 소규모 예비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또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유력시되게 된 계기가 되는 논문에 조작 의혹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아밀로이드 가설"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는 점에도 주의가 필요.
루시씨는 "이 연구는 소규모 개념 실증 시험이므로, 알츠하이머병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스보렉산토 복용을 시작하는 이유로 삼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입니다. 이 수면제의 장기 복용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유효한지, 유효하다면 어느 정도 용량이 좋은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 결과는 매우 든든합니다. 이미 안전성이 증명됐고, 구하기도 쉬운 약이 이번 연구로 알츠하이머병 촉진에 중요한 단백질 수준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라고...
